<만나고 싶었습니다> 이기근(경영 74학번) Green Aplle Farm 대표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기근(경영 74학번) Green Aplle Farm 대표
“DMZ 내 친환경 농경단지 조성 이뤄낼 것”
한때 잘 나가던 샐러리맨에서 이제는 시대를 앞서가는 농사꾼으로 탈바꿈한 이가 있어 화제입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친환경 포천농원 이기근(경영 74학번) 대표. 27년간 다니던 금융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인 포천으로 내려와 10년 가까이 유기농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이기근 대표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 보았습니다.
유기농 사과로 유명한 친환경 포천농원 ‘Green Apple Farm’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Green Aplle Farm은 말 그대로 유기농 사과농원입니다. 포천시 일동면 수입리 일대 1만6,5239㎡(5,000평) 규모로 조성돼 있죠. 사과는 껍질째 먹어야 몸에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래서 화학비료나 제초제를 쓰지 않고 유기농 자재를 쓰는 친환경 재배를 통해 친환경 유기농 사과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사과를 키우기에 적합한 이태리 사웃 티롤의 볼짜노 사과농원을 벤치마킹해 밀식재배 시설물을 설치하고 신품종 사과묘목을 심었습니다. 사과나무에 지하 250m 암반수 미네날 워터를 하루 3회 관수 할 수 있는 시설과 장마 시표출수를 배수 시킬 수 있는 암거를 설치하고 사과영양제를 줄 수 있는 자동방제시설을 국내 최초로 갖췄습니다.
또 여러가지 자연현상으로 인해 상품가치를 떨어지는 사과를 모두 한데 모아 자연발효를 통한 식초 및 사과효소, 사과청을 만들어 다시 사과나무에 영양분으로 선순환 시키고 있습니다. 사과의 좋은 성분을 다시 고스란히 사과나무로 돌려주는 것이죠. 사과에서 나는 것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금융업종에 종사하면서 임원까지 지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접고 귀농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흥국생명에서 27년간 근무했습니다. 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회사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고 내 잘못은 아니지만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일념으로 몸담았던 회사에서 물러났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은퇴 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야겠다는 막연한 계획은 있었지만 예상보다 시기가 빨라 당시에는 막막하기도 했었습니다.
포천에 자리를 잡게 된 이유는 이곳이 470년 간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이라는 것과 친환경 먹거리 생산을 통해 사람들에게‘진짜 사과’를 맛보게 하자는 것이 두 번째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사과하면 대구나 청송, 영주, 풍기 등을 떠올리는데 이제는 재배 적지가 바뀌고 있습니다. 사과산지가 70~80년대 대구벨트에서 90~2000년대 충주벨트로 옮겨졌고 현재는 이천벨트까지 올라왔으며 향후 2050년 즈음에는 38도선 경계로까지 북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38도선에 가까운 포천지역은 낮과 밤의 온도차가 커서 사과의 경도(단단함)와 브릭스(당도), 산도(신맛) 등 우수한 품질의 사과를 생산할 수 있는 재배 적지로 판단했고 퇴사 시점에 맞춰 농장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귀농을 결심하는 것도 흔치 않지만 직장생활만 하던 사람이 실제 농사를 짓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처음 귀농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서울 생활을 했던 터라 힘든 농사일을 할 수 있겠냐며 걱정하시던 어머니가 그해 돌아가신 것은 아직도 마음 아픈 일입니다. 또 서울에서 미술작품 활동과 디자인을 강의하던 아내의 반대도 심했습니다. 이제는 나보다 먼저 사과나무를 보살피고 있지만요.
원래 포천은 사과재배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에 맞는 재배법을 배우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엄청난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농협대 최고농업경영자과정 사과전공, 포천그린농업대 경영과정, 친환경 전문교육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경기농업마이스터대학 사과전공 4년제를 아들과 함께 졸업하고 수많은 농업 교육프로그램교육을 거쳤습니다.
또 세계적인 사과 산지로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찾아가 연수도 받았죠. 농협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면서는‘유럽 사과 재배 트렌드와 한국 사과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써경기도 도지사 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경기농업마이스터 대학 졸업 시에는 농촌진흥청장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아찔한 순간도 많이 있었는데요, 농장을 꾸리고 5년이 지나 첫 수확을 꿈꾸던 2010년에 불어 닥친 태풍으로 사과나무 1,850그루 중 850그루가 쓰러져 버렸습니다. 눈 앞이 깜깜했지만 내 몸보다 사과나무 한 그루라도 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포천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농장견학과 실습을 하러 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우던 처지에서 이제는 가르치는 입장이 됐는데 앞으로 계획과 비전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사과에는 케르세틴이나 페놀산과 같은 항산화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또 껍질에는 과육보다 훨씬 많은 펙틴이 들어있고 비타민C 대부분은 껍질과 껍질 바로 밑의 과육에 축적돼 있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껍질째 먹어야 몸에 좋은 사과의 특성을 살려 유기농자재를 쓰고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재배를 통해 친환경(유기농) 사과를 재배함으로써 유기농 농업기능사 자격증도 땄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사과 생산량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제2농장도 개간하고 몇년 뒤에는 농원 근처에‘사과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애플카페’도 열 생각입니다. 또 포천과 가깝고 38도선에 위치한 철원-금화-평강을 잇는 철의 삼각지 DMZ 내에 친환경 사과농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남북한 접경지대에 친환경 사과단지를 만들어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한다면 사과영농
의 노동집약적인 일손을 해결하고 북한 주민들의 소득증대와 통일의 연착륙을 도울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무엇보다 단순한 판매만을 목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사과에 대한 지식과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도시와 농촌 간 이질감을 해소하는데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총동문회나 동문 선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한마디 남겨 주십시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문회 활동을 열심히 했었지만 현재는 뜸한 형편입니다. 라이온스클럽 회장으로 있을 때는 단순한 사교모임이 아닌 본래의 취지를 살려 모교 동문들과 함께 봉사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경영학과 동문모임은 우리 농장에서 자주 갖는 편입니다. 이런 모임을 가지면서 느끼는 것은 뭔가 이권을 위해 참석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있을 자리에 있어야 하고 갈 자리가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죠.
내가 잘됐다고 자랑하기 이전 에 모교 발전기금 쾌척 등 실질적인 애교심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우리 학교 동문들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 빛을 발한다면 학교와 동문회가 같이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시와 농촌, 지역과 나라를 생각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때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포천에 오면 친환경 포천농장 ‘Green Aplle Farm’에 놀러 오십시오. 동문 누구라도, 언제라도 환영입니다.